이곳 우경당은 전라남도 광양에 위치한 한옥 마을이에요. 하동과 거의 근접해서 저는 지금까지 여기가 하동인 줄 알았어요.
윤스테이에서 1차 바람, 힘들고 지치는 도시 생활로 2차 바람을 맞고 이렇게 고즈넉하고 조용한 한옥 숙소를 와야겠다고 결심했죠.
한옥은 좋지만 막상 너무 열악한 시설을 싫었던 저. 그렇다고 해서 너무 모던한 풀빌라 독채 등의 세련된 분위기에도 싫증이 난 아주 못된 상태였어요.
그러다 남편이 에어비앤비를 통해 정말 괜찮은 한옥 숙소를 예약했다고 했죠. 가격은 평일 기준 11만 원 대. 가격을 듣고 그렇게 큰 기대도, 그렇다고 해서 별로일 거란 생각도 없이 따라오게 되었답니다. (그리고 지금은 제발 가격을 올리셔야 한다! 이곳은 프리미엄이다! 하고 마음으로 이 글을 쓰고 있네요.)
일단 이곳은 5성급 프리미엄 호텔을 원하시거나 시끌벅적한 체험을 좋아하시는 분에게는 물론 비추예요. 하지만 홀로 혹은 둘이서 조용하지만 깔끔하고, 한옥만의 따뜻하고 고즈넉한 감성을 느끼실 분에게 추천해요. (독서도 추천하고, 와이파이가 빵빵하니 노트북으로 글 작업이나 인터넷 하실 분에게도 추천해요.)
처음 도착하니 새소리 바람소리 그리고 방울 소리만 들렸고, 절로 목소리가 작아질 정도로 고요하더라고요. 멋진 한옥 자택에 들어서니, 저희 부모님 연배정도 되어보이시는 '인상 좋으신 사장님 부부'께서 맞이해주셨답니다.
두 분의 인상만 봐도 그리고 마당만 봐도 얼마나 깔끔하고 친절하신지 알 수 있었어요. 방도 머리카락이나 먼지 하나 없이 정말 깔끔!
이분들은 그저 인상 좋고 인심 좋은 것이 다가 아닌, 정말 원래 직업이 궁금할 정도로 프로셨답니다. 위생, 청결, 맛, 그리고 무엇보다 한옥 숙소 정서에 어울리는 엄청난 센스가 있으셔요. (감탄)
지방의 한옥 마을이라 했을 때 식사도 뭔가 고봉밥에 주실 것만 같지만, 그보다는 다이닝을 선사해주시는 센스라고 보시면 될 듯 해요. 이 숙소에서 머물고 조식을 먹고 체크아웃까지 있으면서 이분들에 대해서 그 이상의 감탄을 하게 되었답니다. (이 부분은 후반에 펼쳐져요.)
물론 사장님 부부의 첫 센스는 추천해주신 닭구이부터 확인했었지만! (맛집은 아래 포스팅을 참고해주세요)
2021.04.09 - [여행 노트] - [광양 맛집 차도리가든] 광양은 불고기가 아니라 "닭"이다!
식사 후 들어오니 티비조차 없는 고즈넉한 방에서 처음으로 시간과 공간에 몸을 맡기게 되더라고요. 방 옆에 붙어있는 한옥 스타일 테라스에선, 다양한 책도 읽고 사장님께서 제공해주신 다도를 즐길 수 있답니다.
깨끗한 화장실에서 샤워도 하고, 도란도란 대화를 나누며 잠들었어요. 하루에 일행 한 팀만 받으신다고 해요. 11만 원에 조식도 포함인 이곳. 그 조식은 옆방에 준비해주셨어요. 그리고 문을 열자마자 저희는 기절!❤
조식이 아니라 '밥상 포함' 아닌가요. 떡국, 식용 꽃이 들어간 샐러드, 모닝 빵, 수제 수프, 꽃차, 커피, 밑반찬들, 가래떡 구이 등등..
바로 옆에 보이는 바깥 풍경을 구경하고 먹는 조식. 그냥 이것만으로도 힐링이 되었답니다. 음식도 얼마나 맛있던지 남도 밥상은 달라요.
조용하게 배려해주시지만, 물 위에 올려놓은 색색의 꽃이나 작은 인테리어 소품 하나만 봐도 어느정도로 섬세하신지를 짐작할 수 있었죠.
감동적인 식사를 마치고 체크아웃 준비를 하려는데, 사장님께서 쑥쓰럽게 말씀하셨어요. "다락방 호호루 구경 안 하셨죠? 열어드릴 테니 구경해보고 오실래요?"
다락방? 그러고보니 분명 우경당인데 '호호루'라고 쓰여있는 한옥 지붕이 계속 보였었거든요. 그리고 펼쳐진 다락방의 정체!
이 고즈넉하고 아기자기한 공간의 끝은 무엇일까요. 너무 자랑하고 싶은 곳이네요.
처음엔 담양과 광양을 여행하며 마치 일본의 어느 도시 같다는 생각을 했었는데, 이젠 일본에 비할 바가 아닌 것 같네요. 한옥만의 독자적인 공간이 주는 그 힐링은 어디에도 비할 바가 아닌 것 같아요!
다락방에 다녀오니 어느덧 되어있는 세팅. 고즈넉한 한옥처럼 하루를 천천히 보내고, 이제 전주로 출발합니다.
사장님께서 찍어주신 사진을 마지막으로 마무리! 많은 사람들이 와서 꼭 느껴봤으면 좋겠지만, 한편으론 너무 많은 사람들이 몰랐으면 하는 욕심!
그래도 이런 좋은 곳은 알려야한다는 마음으로 정성스레 포스팅 합니다! 요즘은 해외여행도 못 가고, 여행이 주는 설렘도 잘 못 느꼈었거든요. 어쩌면 그저 휴식을 위해 갔던 여행에서 새로운 맛과 멋을 느꼈기에, 잊지못한 추억이 될 것 같네요. 저에겐 그저그랬던 백색육 닭과 정적인 한옥이 이번엔 새롭게 다가왔거든요! (닭아 미안해)
모든 포스팅은 내돈내산으로 직접 체험한 후 좋은 곳만 선별해서 쓰는 거고요! 이렇게 인천 부부는 떠나요🧡 가족들과 오시면 아침 식사하는 방 하나를 같이 빌려주신다고 하니 꼭 이용해 보세요.
몸에 좋은 음식과 건강한 공간에서 마음껏 힐링하다가 갑니다. 올해 안에 꼭 부모님을 모시고 와야겠어요. 개인적으로 가격이 많이 올라도 또 올 의향이 강하게 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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