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너무 흥분 상태라 여행 중인데도 포스팅을 단행합니다. 전라남도 광양 혹은 하동이나 구례에 올 계획이 있다면, 꼭 이 집에 오셔야 합니다. 저는 담양에서 즐거운 하루를 보내고 한 시간 넘게 운전해서 하동 한옥마을로 넘어왔어요.
에어비앤비를 통해 예약한 숙소 '우경당'도 꼭 포스팅해야겠다고 마음 먹었지만, 우선은 맛집부터 하려고 해요.
당연히 홍보도 아니고 내돈내산으로! 저녁 식사 직후 친절한 대리운전 아저씨에게 이 집에 대해서 감탄을 토해내는 중이에요.
'광양'하면 저 역시도 많은 사람들처럼 소불고기가 떠올랐어요. 친절한 한옥 숙소 사장님께서 '차도리가든'을 가야 한다며 강하게 추천하셨고, 깔끔하고 정직한 숙소만 보더라도 이 분의 추천이 얼마나 진심인지를 알 수 있었죠.
차도리가든은 전라남도 광양시 옥룡면 산남리에 위치한 맛집이에요.
- 전화번호: 061-762-3065
- 영업시간(평일): 오후 9시 마감/종료
- 친절한 직원분들과 맛있는 밑반찬은 보너스
소불고기에 대한 기대는 접고 도착한 토종닭구이 맛집 '차도리가든'. 차두리도 아니고 차도리? 처음에는 별로 당기지 않더라고요.
그런데 이게 뭔 일? 도착하자마자 눈에 보이는 만석 그리고 대기 인원. 얼핏 봐도 근처 사시는 분들이 줄을 서서 대기하시는 거예요. 그것도 평일에. 슬슬 기대가 생기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혼비백산하며 먹고 난 결론! 제 인생에서 이렇게 맛있는 닭은 처음 먹어봅니다.
우선, 좌 혹은 우측 한 칸은 꼭 비워놓으셨다는 점. 그리고 투명 칸막이를 모두 설치해놓으셨다는 점 모두 인상 깊어요. 아무리 손님이 대기하는 맛집이어도 이렇게 단호하게 지키는 모습에서 신뢰도가 상승하더라고요.
숯이 등장하자마자 밑반찬과 메인 메뉴가 등장합니다. 좌우로 쫙 깔린 각종 밑반찬들.
아 또 먹고 싶네요. 이 중에서 제 최애는 '미나리 김치'와 먹은 것이 모두 리셋되게 만드는 '백김치'였어요. 사이다를 연상시키는 톡톡 튀는 맛! 정말 최고!
곧이어 메인인 토종닭구이(중간 매운맛)가 등장했고, 닭똥집 부위까지 토종닭 한 마리가 모두 들어가 있어요. 뼈까지 포함해서 전 부위가 나오는데도 신기한 건 얇고 넓게 뼈까지 연결되어 나오더라고요.
얇기도 하고 숯불이라 그런지 금방 금방 익더라고요. 생각보다 양념도 진해보이지 않고, 닭이 맛있어봤자 얼마나 맛있겠냐는 의심의 눈길로 구워봅니다.
어떤 고기집에나 있는 기름장(이것은 정말 혁신)에 찍어 콕! 그리고 바로 말을 잃었어요. 갈라지면서 금방 물리는 닭의 살결이 아닌, 마치 소시지나 소고기같은 부드러움과 탄력! 그리고 기름장과 만나 달큰하면서도 매콤한 맛이 어디에서도 먹어보지 못한 맛이더라고요.
특히, 육즙때문인지 탄력 있고 녹아버리는 맛에 전 정말 한 입에 한 번씩 리액션을 하며 먹어대기 시작했습니다. 여기로 이사와야하나? 아니 부모님 모시고 와야겠지? 그래 여긴 정말 최고다. 이런 말을 계속 해대면서 말이죠.
오늘의 유행어는 '내가 이런 호사를 누려도 돼?'. 아무리 모든 부위가 다 부드럽더라도 엉덩이 살이나 다리 부분은 유독 더 녹더라고요. 윤기 나는 그 살을 남편이 양보해주면, 전 절로 겸손해지면서 되뇌었어요. 내가? 감히 불고기따위나 먹자던 내가? 내가 이걸 먹어도 돼?
그리고 다시 백김치와 미나리 김치를 먹으며 처음처럼 리셋.
문득 30년동안 3대째 이어져내려 온다는 이 집의 전통과 제 나이가 대조되며 부끄러워집니다. 나는 누군가에게 이런 기쁨을 선사한 적이 있었던가?
허겁지겁 둘이 한 마리를 다 먹었지만, 주위를 둘러보니 둘이서 먹는 경우는 드문 것 같았어요. 배가 터질정도. 아마 토종닭이라 양이 더 많은 것 같아요. 불판이 타기도 전에 친절하신 서버분들이 판을 갈아주십니다.
저희도 한 3-4번 갈았어요. 다 먹고나니 후식으로 닭죽. 사실 일반적인 닭죽 맛은 아니고 녹두죽에 가까워요.
마지막 판부터는 거의 '맛'으로 겨우겨우 버티며 먹어온 터라, 녹두죽을 먹을 때쯤 거의 고통스러울 정도였어요. 그러나 또 이게 미나리 김치랑 환상 궁합이네? 거의 화를 내며 먹었죠.
정말 잘 먹었습니다. 또 올게요! 그리고 광양 근처로 여행 중인 분이라면, 닭구이도 한 번 꼭 먹어보시길 바라는 마음으로 포스팅합니다. 아마 차도리가든은 이미 홍보는 필요 없는 맛집인 것 같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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